지난 포스팅에서 독일 대학원이 한국 대학원에 비해 좋은 점에 대해서 적었었다.
2020/05/28 - [독일 유학 정보/독일 유학 준비하기] - 독일 석사 유학 혼자 가기 : 독일 대학원이 한국 대학원에 비해 나은 점
이번에는 특히 생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독일 유학이 왜 ideal 한 지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내가 독일을 유학국가로 선택한데에는 내 학부 때 교수님들 중 두 분이 독일에서 박사를 하셨다는 사실이 한 몫을 했다. 정말 단순하게 생각해서, 똑똑한 교수님들도 유학을 한 국가니까 아예 생물학 쪽에서 비전이 없는 국가는 아닐거라는 믿음이 있었고, 또 무엇보다 독일 유학에는 학비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사실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어차피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는거니까 내가 독일어를 못해서 점수를 잘 못받을 일은 없겠다 싶었기에 별로 주저하지 않았던 것 같다.
독일 유학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워라밸
독일이 워낙 워라밸로 유명한 나라이다보니 굳이 내가 첨언을 해야할까 싶다. 금요일 오후 3시만 되면 실험실에 사람이 없다. 정말 텅텅빈다. 다들 일찍 와서 일찍 일을 끝낸 후 퇴근을 해버리는 것이다. 물론 박사생들의 사정은 다르긴 하다. 박사생들은 간혹 자기 연구를 위해 주말에도 나오는 경우도 있고 밤 늦게까지 실험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어느 하나 강제된 것은 없다. 다들 자기가 스스로 원해서 그렇게 한다. 사실 강제적으로 overtime(초과근무)을 하게 하는 것은 불법인 걸로 알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흔히 대학원생들을 노예라고 하는데, 그런 비인간적인 인력착취는 이 곳에서는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2. 교육의 질
교육의 질이 사실은 가장 먼저 손에 꼽고 싶은 부분이다. 내가 한국의 정출연에 있었을 때는 그 곳은 어지간한 실험도구들은 다 사서 썼다. 예를들어 SDS-PAGE를 할 때 항상 잔뜩 들어가는 running buffer도 다 사서 쓰고, 심지어 gel도 사서 썼다. 그런 것들은 아무래도 실험의 변동성을 줄여주기때문에 조금더 stable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 곳에서는 그정도로 모든걸 다 사서 쓰진 않지만 그걸 다 알아서 해주는 테크니션들이 엄청 많다. 랩들의 규모도 한국에 있던 랩들보다 훨씬 크고 한 랩 안에 최소 3명 이상의 테크니션이 있다. (모든 랩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가 지금까지 겪어온 세개의 랩 중 두 랩은 정말 유럽 내에서 이름 꽤나 알려진 유명한 교수님들의 큰 랩들이었고, 지금 있는 랩은 그에 비해서는 작은 랩이다. 박사생의 숫자와 포닥의 숫자도 훨씬 작은데도 이 곳에는 세 명의 테크니션이 있다. 테크니션들도 숙련도가 정말 높아서 뭐든 말만 꺼내면 알아서 척척해주는 기계에 가까운 분들이다.
한국에서는 테크니션이 있는 랩이 많지 않았다. 내가 좋은 랩을 안가봐서 모르는 것일 수도 있지만, 독일에 비해 테크니션들에 대한 대우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것 같다. 이 곳의 테크니션들은 정말 실험적인 부분은 하나도 관심이 없지만, 기계적인 부분은 정말 기계보다 더 잘 처리 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내 연구에서도 데이터에 직접 관련이 없는 부분들, animal care라던지, breeding, 혈당체크라던지 하는 것들은 테크니션들이 다 알아서 해준다. 따라서 나는 진짜 내가 보고싶은 결과를 위해서 일하면 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선호도가 다를 수는 있는데, 비교해보자면 이런 느낌이다. 예를 들어 요리를 한다고 했을 때, 소금을 정제하는 법, 된장을 담그는 법, 도축을 하는 법, 채소를 경작하는 법부터 배워서 요리를 하는 것이 한국에서의 대학원 과정이라면, 손맛 좋기로 유명한 장인에게서 소금, 된장, 고기, 채소를 사다가 요리를 하는 것이 독일의 대학원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전자가 나중에 요리왕이 되기에는 더 좋은 방법이겠지만, 지금 당장 좋은 음식을 먹고싶어서 요리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후자가 더 합리적인 것과 같다.
대학원을 가는데에는 여러가지 목적이 있을 수 있다. 노벨상을 타기 위해서 대학원과정을 시작한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나처럼 취업을 위해서 대학원을 온 사람들도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따라서 독일에서의 과정은 득이 될 수도 실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독일 교육이 한국에 비해 더 researcher로서의 역량을 키우기에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원체 똑똑한 사람이야 어딜가든 잘하겠지만, 독일 교육에서는 스스로 생각하는 법, 스스로 연구하는 법을 더 많이 가르치는 것 같다.
3. 인터네셔널한 경험
이력서에 한 줄 쓰기 위한 해외 경험이 아닌, 자기 자신의 계발에 위한 해외 경험이 독일 유학이 줄 수 있는 큰 장점중에 하나인 것 같다. 전세계에서 온 사람들의 영어 악센트를 이해할 수 있고 (이거 생각보다 꽤 큰 메리트다. 원어민들이 하는 영어만 듣다가 영어를 제2외국어로 배운 사람들의 악센트를 들으면 열에 아홉은 혼이 나가버린다.) 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soft skill적인 면에서 계발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이건 어떻게 더 자세히 설명해야할 지 잘 모르겠으나 다들 대충 알아들으리라 믿는다. 또 전공을 영어로 배우는 것에 대한 장점은 뭐, 적지 않아도 다들 알겠지. 아무리 한국에서 영어로 논문을 쓰고 프레젠테이션을 해봤다고 해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영어로 하는 것과는 다르다. 교수님과 슈퍼바이저와 디스커션 하는 것도 영어로 하고 그냥 아예 모든 것이 다 영어인 것과 필요할 때만 네이버사전을 찾아서 영어로 논문을 작성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이다.
4. 돈
싸다. 독일유학.
한국에서도 대학원은 학비가 없다, BK21이나 교수님 연구비 펀딩을 받아서 가면 된다 등등의 얘기를 하지만, 실질적으로 학비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대학원 현실은 교수님이 "네 학비를 대주고 생활비로 월 80?정도를 줄터이니 우리실험실에서 일하거라"하는 식의 딜이 전부이다. 요즘은 80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나 졸업할 때쯤에는 월 50받는 것도 감지덕지 하던 때였다. 근데 대학원 한학기 학비가 거의 600만원에 이르는 걸 감안하면 와 우리 은혜로운 교수님이 큰 축복을 내려주셨구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건 정말 큰 착각이다. 독일에 유학을 왔다면 내지도 않아야 할 학비를 600만원이나 스스로 빚을 져서 그걸 누군가가 대신 갚아주는 꼴이라는 것이다. 표면만 보면 독일에서는 학생연구원 잡을 구하지 않는 이상 들어오는 돈이 없는데, 한국에서는 월 50이든 80이든 들어오니까 한국이 더 이득인 것 같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빚을 지지도 않고 갚지도 않는데 한국에서는 빚을 지고 남이 갚아주고 내가 그 대신 노동력을 바쳐야한다는 것이다. 참 이상한 구조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독일에서 학생연구원 잡 (hiwi)를 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마음만 먹으면 주 20시간도 할 수 있는데, 여기 기본 시급이 10유로 정도 되니까 매월 세전 800유로는 벌을 수 있다. 물론 그럼 삶이 조금 빡세지긴 하겠지만, 그래도 아주 불가능하진 않다. 또 심심찮게 받을 수 있는 장학금과 기숙사의 터무니없이 싼 방값 (나는 월 25만원에 산다) 그리고 학생증만 있으면 공짜로 탈 수 있는 대중교통비까지 고려한다면 한국에서보다 훨씬 남는 장사라는 것이다.
>>> 독일 유학을 준비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서류준비 (공증, 우니아시스트), CV&Motivation letter 작성 예시 및 팁, 필기고사&인터뷰 후기 및 팁
📚전자책 구매하는 방법 1) 크몽 (kmong) 구입 링크
💰크몽 (kmong) 전자책 5000원 할인 쿠폰 받기
📚전자책 구매하는 방법 2) 프립 (Frip) 구입 링크
🗣영어 과외 (IELTS/영문이력서/영문자소서/영어인터뷰/영어회화)
🎥YouTube (독일 유학 일상/ 영어 공부 / 해외 생활) 독일 공대생 Layla
🚫이 블로그의 사진이나 글을 사용/공유하고 싶다면 >> 저작권 관련 공지 확인하기
#독일석사 #독일인터네셔널석사 #독일영어석사 #독일유학 #유학 #석사유학 #독일석사유학 #독일이공계석사 #독일공대 #독일공대대학원 #독일대학원 #독일대학교 #독일학교 #유럽유학 #유럽석사 #이공계유학 #공대유학 #이과유학 #독일일상 #IELTS #아이엘츠 #레일라IELTS #영어과외 #영어회화 #직장인회화 #CV #영문이력서 #영문자소서 #외국계취업 #CV첨삭 #유학컨설팅
'독일 유학 정보 > 독일 유학 준비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일 석사 유학 혼자가기 : 학교에 문의하는 이메일 쓰는 법 (0) | 2020.05.31 |
---|---|
독일 이공계 석사에서 실험과 연구가 차지하는 비중 (0) | 2020.05.29 |
독일 석사 유학 혼자 가기 : 독일 대학원이 한국 대학원에 비해 나은 점 (0) | 2020.05.28 |
독일 유학 혼자가기 : CV에 알바한 경험을 써도 될까? (0) | 2020.05.21 |
독일 석사 유학에 필요한 이력서, 자소서, 인터뷰 정보 (1) | 2020.05.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