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에서 일하기

직장 동료도 궁금해하는 내 연봉협상법 (2) 연봉 협상 전 준비할 것들

by Layla 레일라 2024. 12. 29.
반응형

이야기를 더 이어나가기 전에 한가지 언급할 것이 있다. 내가 이 포스트 시리즈에서 공유하는 것들은 나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독일 전반이나 생명과학 전반, 마케팅 전반으로 일반화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으며, 내가 다니는 회사는 SME에 속하는 작은 규모의 회사이다. 따라서 대기업에서의 연봉협상과는 차이가 있음을 염두에 두길 바란다.

 

협상력은 참기름이다.

이렇게 이례적인 연봉 인상 스토리를 공유하면 으레 받게 되는 오해 중 하나가 "말빨 덕"이다. 어떻게 입을 잘 털어서 잘 구슬려서 높은 연봉을 받아냈을 것이라는 (어찌 보면 나름 합리적인) 오해인데, 연봉 협상에 대한 준비물로 내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회사에 실직적인 기여를 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들은 사람들은 아 열심히 일하면 되는 구나라고 결론을 짓지만, 사실 열심히 일하는 것과 회사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는 것은 두가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열심히 일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사람이 있고, 맨날 정시에 퇴근하고 딱히 엄청나게 더 열심히 일하는 것 같아 보이진 않지만 회사에서 인정 받는 사람이 있다. 나는 경력 초반에는 전자였다. 내 딴엔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 안팎에서 노력대비 인정을 많이 받는 사람들을 보며 내가 실질적으로 얼마나 마음바쳐 충성했는지의 여부는 중요치 않고, 회사의 성장에 직간접적으로 얼마나 기여했는지, 그리고 이 기여도를 어떻게 communicate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따라서 연봉 협상 전, 우리가 흔히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시장 조사, 협상 전략 세우기, 협상스킬 공부하기 등등이 있지만, 이런 것들은 참기름과 같다. 참기름은 요리 마지막 부분에서 음식에 풍미를 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참기름 하나만으로는 음식이 될 수 없다. 그리고 참기름을 제대로 써먹기 위해서는 일단 참기름과 어울리는 음식 자체가 준비가 되어있어야한다.

 

회사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티를 내)는 법

회사에서 실질적이 기여를 하는 방법은 일단 시킨 일을 잘 하는 것이다. 시킨 일을 잘 하지 못하고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상사의 입장에서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간혹 운이 좋은 경우 그 시키지도 않은 일에 소질이나 재능이 있고, 회사에서 그걸 알아봐주고 인정해줘서 그쪽으로 나아가는 케이스들도 있지만, 일단 기본적인 전제는 회사는 사람을 고용할 때 계획을 가지고 고용한다는 것이다. 회사에는 장기적 중기적 단기적 목표들이 있고 그 목표에 맞게 인적자원을 관리하는데, 어떤 목표 달성을 위해 인원이 필요하고 그래서 사람을 고용한다. 그럼 나는 고용된 목적에 일단은 충실해야하는 것이 1번이다. 그래서 성과 지표 (KPI)를 달성하는 것이 일단은 우선 되어야한다. 다행히 내 보스는 KPI를 정하는 데에 있어서 굉장히 민주적인 사람이라 말도 안되는 목표를 들이밀진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달성하기 쉬운 목표를 주지도 않는다. 적당히 ambitious하고 적당히 challenging한 목표를 주고, 내가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 필요한 리소스를 지원해준다. 만약 내 보스가 이런 사람이 아니라면?

 

포스타입에서 이어서 읽기: (2) 연봉 협상 전 준비할 것들: 레일라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