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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유학 정보/독일에서 요리하기

독일에서 족발 해먹기

by Layla 레일라 2019. 10. 3.

한국에서는 족발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고, 있으면 먹고 없으면 말고 였던 나를 1년간의 드레스덴 생활이

직접 족발을 만들어먹기에 이르게 했다.

 

즐겨보는 유튜버 중 범준 in Deutschland라는 분이 계신데, 그 분이 "독일에서 족발 파시는 한식당 사장님들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족발 레시피 영상을 올리신 게 있었다. 이걸 보고 와 이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는데? 싶어서 해보게 됐다.

족발을 생전 사먹어볼 줄만 알았지, 집에서 해 볼 생각은 한번도 안하고 살았는데, 정말 이렇게 쉬울 줄 알았으면 매번 집에서 할 걸 그랬어요???

 

일단 족발 레시피 출처는 아래와 같다.

사야하는 재료들과 레시피가 스텝바이스텝으로 잘 적혀있으니 고대로만 따라하면 된다.

https://youtu.be/kIv28b2AmxE

 

진짜 여기서 시키는대로 고대로 따라했다

정말 그냥 따라 삶았더니 100퍼 성공..

 

가장 구하기 어려웠던 재료는

사탕무 엿...? 이라고 소개하신 제품이었는데 좀 큰 Rewe에 가면 Tee 파는 섹션 근처에 있다.

독어 이름으로는 Zuckerrübensirup이라는데, 나는 독어 까막눈이기때문에 범준님 영상에서 Goldsaft라고 써있는거 보고 노란색 배경에 골드쟈프트... 하면서 찾았더랬다. 저게 정말 필수템이라고 하시는데 막상 맛을 보면 살짝 조청? 도라지청? 같은 맛이 난다. 엄청 찐득한 액기스 형태인데, 이게 족발 색도 예쁘게 만들어주고 고기도 연하게 해주는데 정말정말 중요하다고 한다.

 

영상에서는 핏물빼기를 3시간, 초벌삶기를 1시간, 그냥 삶기를 2시간 하셨는데, 나는 참을성이 없는 관계로 핏물빼기를 1시간만 했는데 냄새가 난다거나 하지도 않고 괜찮았다. 그리고 초벌삶기도 왠지 너무 많이 익혀버리면 안될것 같아서 1시간 조금 안되게 삶았다.

나는 레베에서 샀던 Schweine-Vorder-Eisbein을 샀는데, 범준님 영상에서는 포장지로 패킹이 되어있었지만, 내가 샀던건 한 플라스틱컨테이너에 두덩어리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그게 마지막 남은 거라서 그거 하나밖에 못샀다...)

1.066kg이었는데 4.25유로였다.

 

초벌삶기가 끝날무렵에는 고기가 좀 익은게 보인다

그래도 아직 물이 흥건... 하지만 사과나 다른 야채들은 다 풀어져서 물렁물렁해진다.

 

그러고 이 고기들을 건져낸 후 찬물로 뽀득뽀득 씻어주고 다시 남은 야채들을 넣고 끓이면 끝이다.

나중에 국물이 거의 반 정도로 줄어드는데, 그러고나면 이렇게 색깔이 지인한 족발이 나온다.

뜨거울 때 참기름을 바르라고하셔서 발라보려고 했는데 비닐장갑이 없는 나는 걍 숟가락에 참기름을 따르고 그걸로 문질러서 발랐다.

근데 이때부터 뭔가 진짜 족발스러움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정말 그 탱글탱글하고 쫄깃쫄깃한 껍데기의 질감이 숟가락을 타고 느껴졌다..

지져스.

 

고기를 예쁘게 썰어서 그릇에 담고 밥까지 해서 와인과 곁들인 저녁상!

타이 칠리를 사뒀던게 좀 남아서 그걸 썰어서 종지에 담고 거기에 쌈장을 묻혀서 같이 먹었더니

정말 한국행 비행기 취소해도 될 만큼 맛있는 족발이 나왔다.

멕시칸 친구를 초대해서 같이 먹었는데, 이친구도 족발이 눈에들어가는지 코에들어가는지 모르게 맛있게 흡입했다.

레드와인까지 곁들여서 정말정말 맛있었던 족발...

정말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재료도 나는 그 사탕무엿 빼고는 대부분 집에 있던거여서 고기만 사면 됐을 정도로

간편한 요리였다. 아무래도 오래 끓여야하기때문에 전기세나 가스비?가 걱정일 수는 있겠지만, 나는 기숙사에 사는 관계로 신경쓰이지 않았다.

다음에는 꼬리뼈를 사다가 꼬리곰탕을 해볼 예정이다.

한식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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