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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유학 정보/독일에서 요리하기

유학생 자취요리) 매운거 못먹는 외국인 친구들을 위한 간장베이스 찜닭

by Layla 레일라 2019. 10. 9.

고춧가루가 손톱만큼만 들어가도 맵다고 난리치는 내 남자친구는 한국음식에 대한 아이디어가 1도 없는 사람이었다. 내가 해준 음식들이나 나랑 같이 가서 먹은 한국음식이 내 남자친구가 아는 한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무지했던 그에게 한국음식 = 자극적이고 매운 음식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데는 내 잘못이 크다. 나는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데 엄청 매운 칠리나 청양고추를 일반 마트에서 찾아보기 힘든 이곳 독일에서 매운음식을 향한 나의 욕망(?)은 커져만 갔다. 그래서 한식을 할때면 항상 아낌없이 고춧가루나 칠리소스를 투하하는 나는 내 남자친구에게는 천적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너구리를 먹고도 맵다고 하는 이 연약한 위장을 가진 남자친구와 매운걸 못먹는 친구들을 위해서 이번에 만든 것은 간장베이스 찜닭이었다. 레시피는 그냥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것 여러개를 참고해서 썼기 때문에 따로 링크를 걸진 않겠다. 

 

저번에 콜라찜닭을 했다가 폭망한 적이 있어서 (국물이 너무 묽게됐다) 이번에는 당면을 꼭 넣었다. 저번에 국물이 묽었던 이유가 왠지 당면에서 나오는 전분?녹말? 성분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아서였음. 믿거나 말거나. 당면은 자꾸 다들 찬물에 불리라고 하는데 나는 찬물에 어느세월에 불리나 하고 좀 따뜻한 물에 불렸다. 포인트는 아마 당면을 익히지 않는데에 있는게 아닐까. 굳이 찬물에 안불려도 따뜻한 물 (뜨거운 물말고)에 불려도 충분히 stiff하나 완전 건조한것보다는 훨씬 flexible하다.

 

 

닭은 한번 초벌 삶기를 해주는데 이건 족발했었을때랑 좀 비슷하다. 초벌 삶기가 끝난 애들은 건져서 찬물에 씼은 후 다시 야채들과 당면과 함께 널찍한 팬에 넣어준다. 그리고 간장+물+와인조금+참기름+대파총총썰은것+커피가루 조금+사탕무 엿(저번에 만들었던 족발 레시피 참고!https://laylachae.tistory.com/18) 다진마늘 1 큰숟가락 넣어서 잘 섞어주고 물엿도 조금 넣어줬다. 물엿이랑 사탕무 엿이 워낙 달달하기떄문에 소금은 따로 안넣었는데도 나중에 먹을 땐 충분히 달았다.

 

 

야채와 고기가 담긴 팬에 소스를 부어주고 그 위에 꽈리고추?같은 스페인 고추?를 하나 송송 썰어서 넣어줬다. 

 

사실 나머지 재료들은 금방 익기 때문에 감자 색이 안쪽까지 물들고나면 불을 꺼도 된다. 국물이 충분히 졸았는지도 확인해야된다.

 

이 외에도 밥도 만들고 부침개도 한 5장 부쳤다. 비오는 날이라서 갑자기 부침개가 땡겼던 것이 이유...

 

 

사실 찜닭도 그렇게 만들기 어려운 음식은 아닌데

야채 손질하는데 반나절이 간다.

원래 맘같았으면 닭볶음탕 만들어먹었을텐데 매운거 못먹는 사람들을 위해서 간장베이스로만 만들어본 찜닭!

콜라찜닭보다 훨씬 맛있었다. 콜라찜닭은 너무 달기만해서 맛이없었다. 닭은 손질하기 싫어서 통닭으로 사지 않고 부위별로 따로 샀는데

의도한 건 아니지만 뼈가 발라져서 나온 순살치킨을 사는 바람에 요리가 나름 쉽긴 했다.

 

총 소요시간은 재료 다듬는 시간까지 해서 한 45분정도 걸렸던 것 같다.

주말에 사람 초대해서 먹기 좋은 음식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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