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학,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마 "학비 무료" 라는 단어가 아닐까?
영국 워홀이 끝난 후 다시 유럽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나는 말도안되게 비싼 영국 학비에 좌절했고, 다른 대안을 찾아보다가 독일 유학을 알게 됐다. 사실 독일이 학비가 없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독일어를 못하니 당연히 옵션으로 두고 있지 않았는데, 어쩌다보니 독일에서 영어로 석사를 할 수 있는 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국에서 한국으로 입국한지 딱 300일이 되던 날 나는 다시 독일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그 300일동안 아이엘츠 성적도 따고, 영문 이력서와 자소서도 준비하고, 심지어는 인턴쉽에 알바까지 한 후 그토록 원하던 독일 유학을 올 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아빠의 "돈 없다"라는 말을 듣고 자란 나는, 유학은 있는 집 자녀들이나 갈 수 있는 거라고 믿어왔는데, 내가 독일행 비행기 안에 앉아있다는 것이 정말 믿기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독일에 와 보니 학비는 무료도 아니었고, 생활비로도 나가는 돈이 만만치 않았다. 내가 공부를 한 지역은 독일 내에서도 물가가 싸기로 유명한 곳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예 수입이 없는 상태로 생활하기에는 돈을 꽤나 많이 모아와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단 기본적으로 항상 숨만 쉬어도 돈이 들어가는 항목들을 얘기해보자면
기숙사비
보험료
TV/Radio tax
핸드폰 요금
식비
교통비
등이 있다.
먼저 기숙사비의 경우 나는 한달에 187유로 정도를 냈다. 이 숫자를 말하면 독일에 사는 사람들조차도 놀라는데, 정말 말도 안되게 싼 가격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독일 기숙사의 경우 상태가 괜찮은 곳은 적어도 250-300유로정도는 한다. 내가 살았던 곳은 이 도시에서 거의 가장 오래되었다고 해도 좋을만큼 낡은 기숙사였고 내가 공부했던 medical campus (의대 캠퍼스)는 다른 전공들이 몰려있는 main campus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었고 이 기숙사는 그 medical campus 근처에 있었다. 그래서 나한테는 학교에 더 가까운 셈이었는데 medical campus에서 공부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이 낡은 기숙사를 선택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아마 렌트가 싸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 기숙사는 내년 3월 (21년 3월)에 드디어 보수공사에 들어간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살고 있는 아이들은 다 이사를 가야한다고 들었다. 이렇게 기숙사의 수명 (?)이 거의 막바지에 치닫고 있었던 곳이라 렌트가 쌌던 것이지 모든 기숙사의 렌트가 저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보험료는 매년 조금씩 인상이 된다. 처음에는 90유로대에서 시작했는데 2년이 지난 지금은 100유로를 넘어섰다. 나는 TK의 공보험을 들었는데 사보험은 이것보다 싼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학교의 경우 처음부터 보험은 공보험만 되는 것처럼 얘기해서 나는 다른 사보험을 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보험들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보편적인것은 TK나 AOK이다.
TV/Radio tax는 독일인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이상한 독일의 방송수신료 세금이다. 우리집에 TV가 있건 없건 라디오가 있건 없건 납부해야하는 돈인데, 정말 찢어지게 가난해서 주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이상 잘 면제 받을 수는 없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내야하는 돈이고 세달에 17.50유로를 낸다. 이게 세달에 17.50이니까 한달에 5.83유로인셈인데, 문제는 안냈을 경우 가산세가 붙어서 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무시무시한 소문이 있다. 솔직히 나처럼 독일어도 못해서 독일 TV를 볼 일도 없고 집에 TV조차 없는 사람의 경우 도대체 한번에 쑥 쑥 빠져나가는 이런 돈이 왜 존재하는지 의문이지만, 다들 욕하면서 어쩔수 없이 낸다. 독일 사람들도 이거 관련해서 소송도 했다는데, 결국은 나라가 이겼다나 뭐라나.
핸드폰은 나는 처음에는 알디톡을 썼다. 사람들이 다 추천하길래 썼는데, 생각보다 데이터 제공량이 많지 않고, 매번 탑업을 해서 써야하는데 이걸 알디에 직접 가서 사는 법 외에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너무 귀찮았다. 심지어 알디가 집에서 가까운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나중에는 독일인 남자친구에게 물어봐서 둘이 같이 Premium SIM으로 갈아탔다. 2년 약정으로 계약을 했어야했지만, 그래도 한달에 20유로 내면서 훨씬 싼 가격으로 더 많은 데이터와 전화 사용시간을 받을 수 있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 포스트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식비는 사람마다 너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내가 다루는 것이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나는 가계부를 쓰지 않기 때문에 (자랑은 아니다)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한번 장을 볼 때 거의 20유로씩 나오고 매주 한두번에서 많게는 세번도 장을 보니 한달에 거의 160-240유로정도는 식비로 쓰는 것 같다. 외식을 하면 돈이 더 늘어나긴 한다. 여기서도 한끼 제대로 레스토랑에서 먹으면 보통 10유로는 기본으로 나오고 많게는 20유로까지도 나온다 (음식+음료). 그리고 여기도 우리나라의 김밥천국과 비슷한 개념으로 Döner를 파는 곳이 있는데, 빵 사이에 들어가있는 케밥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음식들, 혹은 아시아음식이라는 탈을 쓰고 있는 Imbiss에서 파는 음식들은 5유로 안팎이다. 하지만 식비는 진짜 자기가 아끼려면 얼마든지 아낄 수 있는 부분이라서 다들 나만큼 쓸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친구들 중에는 요리를 거의 안하고 빵이나 과일을 주로 먹으며 생활하는 애들도 있는데 이런 애들은 당연히 훨씬 식비가 적게 들 것이다.
교통비의 경우는 독일 유학의 장점이기도 한 부분인데, 학교에 등록된 학생이면 그 도시에 있는 버스나 트램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또 작센주 안에서 ICE 말고 그냥 일반 기차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교통비는 0유로!
아예 돈이 안들어가는 건 아니지만, 사람이 사는데 어떻게 비용이 0이 될 수 있을까.
한국이랑 비교했었을 때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사는 것보다 독일에서 사는 것이 내 입장에서는 돈이 덜 들어가는 선택이긴 했다. 그래도 독일 유학을 계획하고 있다면 자신의 소비수준에 맞춰서 대충 예산을 짜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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