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처음 오는 사람들이 놀라는 것들이 있다. 내가 처음에 영국에 갔을 때 그랬다. 영국이라고하면 강대국 중 하나이고, 굉장히 발전된 나라라는 인식이 있지만 막상 내가 처음 영국에 갔었을 때는 너무 구시대적인 모습에 놀랐었던 기억이 있다. 100년이 넘은 건물들과 도어락은 찾아볼 수 없고 아직도 큼지막한 열쇠로 열어야하는 문들 등 정말 "ancient"한 모습들이 많이 보였었고 "정말 선진국 맞아?" 하는 생각까지 들었었다.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Metropolis인 런던이 그러한데, 다른 지역은 오죽했겠는가.
영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나름 다른 유럽국가들에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다른나라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더 놀라운 일들이 많다. 한국이나 중국에서는 이미 애플페이 삼성페이 알리페이? 같은 것들이 나날이 확대되고, 심지어 이웃나라 덴마크에서는 이제 머지않아 실물화폐가 없어진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독일에서는 카드를 받지 않는 곳이 정말 많다. 사람들이 은행을 잘 믿지 않아서라나 뭐라나. 영국에서는 그래도 좀 작은 off license shop이나 한인마트같은 곳들에서만 카드를 안받았던 기억이있는데 여기는 어지간한 규모의 레스토랑에서도 받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내가 있는 도시는 dresden으로, 작센주 (Saxony)의 주도인 곳이다. 작은 규모가 아닌 이곳에서 구글맵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것도 나에겐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한국에서조차 잘 통하는 구글맵이 여기서는 실제 상황을 반영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영국이나 독일이나 다 마찬가지지만 수시로 공사가 있고, 공사로 인해서 도로가 폐쇄되거나 있던 정류장이 없어지고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그런 업데이트가 구글맵에서 상대적으로 잘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같은 독일이어도 다른지역에서는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드레스덴의 규모를 감안해봤을 때 꽤나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항상 이 시간표를 주의깊게 본다.
시간표에는 몇시 몇분에 차가 오는지가 나와있고, 내가 지금 있는 정류장에서 다른 목적지까지의 시간이 나와있다. 처음에는 무슨 아날로그하게 이런걸 읽고있나 싶었지만, 구글맵에도 나오지 않는 정보들이 다 이렇게 종이에 나와있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아직도 종이를 열심히 쳐다봐야한다. 우리나라같았으면 네이버지도든 카카오맵이든 현재 오고있는 버스의 위치가 정확하게 몇분 몇초가 남았는지까지도 업데이트가 되지만 이곳에서 그런건 어림도 없다. 구글이 일을 잘 안하는건지 DVB가 일을 잘 안하는건지 그런 인프라가 아직 잘 established되지 않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최첨단의 기술에 압도당할 줄 알았던 유럽은 생각보다 한국에 비해 뒤쳐진 부분들이 많은 것 같다. (특히나 교통으로 유명한 독일의 명성을 생각해본다면 아쉬움은 커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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