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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 경력이 주는 달콤한 유혹 : 연구 주제를 정하는 방법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나서 대학원 진학을 위해 이것 저것 정보를 끌어모으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나는 분자생물학과를 나왔다. 그리 재밌는 공부도 아니었고, 내가 생각 했던 생물학과는 딴판이었던 분자생물학을 전공을 했던 나는 독일 대학원을 알아보면서 많고 많은 학교들의 많고 많은 과들 중 나는 어디를 가야하며 많고 많은 실험실과 교수님들 중 어디를 가야 잘 갔다고 소문이 날지 밤낮으로 고민했다. 하지만 여러 실험실의 생소한 소개글들을 보면서 결국에 관심이 쏠리는 쪽은 내가 실험을 해 본 적이 있는 분야였다. 그렇게 어려워하고 재미없어 했었으면서 "내가 아는 것", "내가 해 본 것"이 주는 안식감과 안도감에 취해 다시 그 쪽으로 진로를 살펴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고작 학부를 졸업한 학생이 당연히 실.. 2020. 9. 26.
독일 디퓨저 향초 추천 : ipuro classic 내돈내산이라고 쓰고 싶었지만 양심상 그러진 못했다. 선물받은거라서 으히히 Depot (리빙,홈 용품 파는 곳)에 우연히 들렀다가 디퓨저 냄새 킁킁 맡고 너무 좋았는데 남자친구가 싫어할까봐 사지 않고 보류해뒀던 디퓨저가 있었다 하나같이 24.99유로로 비싸진 않았지만 결코 싸지도 않은 가격이었는데 병이며 포장이며 싸구려같은 느낌은 안드는 애들이라서, 그리고 무엇보다 향에 정말 진심인 것 같은 디퓨저라서 마음에 들었었다. 결국 그 다음날 남자친구랑 같이 가서 냄새맡아보고 둘다 동의한 향으로 남자친구가 선물해줬당 히히 나는 영국에 있었을 때부터 조말론의 oud향에 정말 깊히 꽂혔었는데 베르가못엔 오우드도 좋고 그냥 오우드도 좋았다 그런데 오우드는 일단 호불호가 많이 갈리기도 하고 뭐랑 섞었느냐에 따라서 품위있.. 2020. 9. 26.
독일에서 학생비자 + 임시비자 받은 후기 2탄 독일 비자청에 대한 두려움과 구직비자를 위해서 재정증명을 해야하는데 이걸 얼마까지 준비해야되는지도 모르고 한국에서 얼마를 또 송금을 해서 보내야하나 하는 오만 걱정들 때문에 나는 테어민이라도 넉넉하게 일찍일찍 잡자 하는 마음에 비자가 만료되기 3개월전인 7월에 비자청에 이메일을 보내서 테어민을 신청했다. 그냥 간단하게 내가 이 테어민을 원하는 이유가 뭔지?에 대해서 입력하면 나중에 메일로 몇월 몇일 몇시에 어디로 오라. 라는 내용과 함께 가지고 와야할 서류들에 대해서 알려준다. 구직비자를 위해 내가 드레스덴 외국인청에서 필요했던 서류는 아래와 같다. Bringen Sie bitte die nachfolgend aufgeführten Unterlagen zur nächsten Vorsprache mit u.. 2020. 9. 25.
독일에서 학생비자 + 임시비자 받은 후기 1탄 내가 학생비자를 받았던 것은 2018년 12월이었다. 한국 국적의 사람들은 독일에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하고, 학생비자의 경우 독일에 입국한 후 테어민 (appointment)을 잡아서 받으면 된다고 하길래 나도 무비자로 입국했다. 비자 테어민은 온라인으로 혼자 알아서 잡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학교의 international office에서 학생들 비자 문제도 알아서 해결을 해주더라... 나만 모르고 혼자 생고생을 했다. 그리고 우리 학교 study coordinator가 비자청에 가기 전에 가져가는 서류들을 체크해주기도한다. 근데 나는 학기가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랩에서 일을 시작했어야했는데, 그 랩은 하필이면 guest list를 작성해야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실험실에서 일하고, 만에 하나 사.. 2020. 9. 24.
영어를 잘해도 영어 논문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 이 세상에 하도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차고넘쳐서 감히 "난 영어 잘합니다"라고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나는 IELTS 시험을 볼 때도, 학생들에게 Academic English writing을 가르치면서도, 내 영어 라이팅 실력은 나쁘지 않다고 자부해왔다. 하지만 논문을 쓸 때의 영어는 IELTS writing과는 또 달랐다. 특히나 논문의 경우는 쓰는 방법이 정해져있다. 어디에 무슨 내용을 써야하고 심지어 서론 (introduction)과 고찰(discussion)의 비율도 정해져있다.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닐 때에는 이걸 배운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가르쳐주셨는데 내 기억에 안남아있는 것일 수도 있다 ㅎ) 여기서는 Scientific writing course가 따로 있다. 심지어 많은 박사생들도 이런.. 2020. 9. 17.
독일 헬름홀츠 연구소 두 곳을 다녀본 후기 독일에 오기 전, 아무것도 모르던 학부생 시절, 독일 유학을 꿈꾸기도 전에 내가 들어본 독일의 연구소는 막스 플랑크 연구소와 헬름홀츠 연구소였다. 그 때는 막연히 어떤 연구를 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와 유명한 연구소!" 이렇게만 생각했고, 내가 이런 곳에 들어간다면 나의 인생은 탄탄대로를 타고 쭉쭉 나아갈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독일어는 커녕 영어도 못했으므로, 그런 곳을 가는 사람들은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겠거니 생각하고는 말았다. 내가 공부를 했던 도시에는 나름 바이오, 메디컬 연구소들이 많았다. 다른 독일의 큰 도시들도 이런식으로 되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곳은 여러 바이오 연구소들이 밀집해있는,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연구단지 같은 곳이 있다. 그래서 그 유명한 막스플랑크 연구소.. 2020. 9. 15.
독일 대학원 졸업 후, 독일과 한국에서의 연봉 차이? (나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싫어하는 말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탈조선"을 꿈꾼다. 한국이 살기 각박해서, 한국의 직장문화에 신물이 나서, 한국의 뭐가 어떻고 뭐가 어때서 등등.. 나도 사실은 비슷한 이유로 독일에 오긴 했다. 영국에서 돌아온 후 한국에서 잠깐 일했던 직장이 나름 학사 졸업자에게 돈을 많이 주는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곳의 직장문화가 너무 싫었다. 물론 직장문화도 직장나름, 문화나름, 사람나름이긴 하겠지만서도 부조리가 버젓이 존재하는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거나 문제삼지 않는 것이 너무 싫었다.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아서 어딜 가나 직장 스트레스는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독일은 한국보다 이러한 부조리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잘 되어있다고 느꼈다. 이건 내가 독일에서 회사생활을 해보지.. 2020. 9. 15.
대학원에는 교과서가 없다 흔히 독일 석사 유학 관련해서 많이들 물어보시는 질문 중 하나가 대학원 입학하기 전에 시간이 조금 있는데, 뭘 준비하는게 좋을까요? 하는 것이다. 우리 교수님은 일반생물학 책을 3회독 하라고 누누히 말씀하셨는데 말 잘듣는 학생이 아니었던 나는 3회독은 커녕 1회독도 완료하지 못했다. 사실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일단 책이 매우 두껍기 때문이었다. 독일에 오고나서 수업을 들으면서 느꼈던 많고 많은 충격들 중에 하나는 단연 영어였다. 독일에 오기 전 나는 영국에서 나름 2년을 살았던 짬밥이 있고, 학부 수업 때도 원어 강의를 꽤나 많이 들었던 터라 전공 용어들도 다 영어로 공부했기 때문에, 석사생활을 하는 데에 있어서 나름 영어로는 뒤쳐지지 않으리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전공수업을 .. 2020. 9. 15.
과학에 큰 뜻이 있지 않은데 대학원을 가도 되는 걸까? 다른 전공에서도 비슷한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대학교 생활을 하면서 항상 취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학계에 남으려는 사람들에 비해 다소 이방인 취급을 받는다는 것을 꽤 여러차례 경험한 적이 있었다. 이렇게 연구실에 있다가 회사에 취업을 하는 것을 영어로는 "Going to industry"라고 한다. 말 그대로 산업체로 간다는 뜻이다. 이러한 현상이 다소 덜 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독일에서도 going to industry is not a shame (산업체로 가는 것이 부끄러운 일은 아닙니다) 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 것을 보면 이러한 현상이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어쩌면 일리가 있는 것이, 다른 학문이나 전공들과는 다르게 바이오 쪽은 학부때부터 실험실, 즉 academ.. 2020.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