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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언니가 들려주는 대학원 이야기

영어를 잘해도 영어 논문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

by Layla 레일라 2020. 9. 17.

 

 

이 세상에 하도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차고넘쳐서 감히 "난 영어 잘합니다"라고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나는 IELTS 시험을 볼 때도, 학생들에게 Academic English writing을 가르치면서도, 내 영어 라이팅 실력은 나쁘지 않다고 자부해왔다. 하지만 논문을 쓸 때의 영어는 IELTS writing과는 또 달랐다.

 

특히나 논문의 경우는 쓰는 방법이 정해져있다. 어디에 무슨 내용을 써야하고 심지어 서론 (introduction)과 고찰(discussion)의 비율도 정해져있다.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닐 때에는 이걸 배운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가르쳐주셨는데 내 기억에 안남아있는 것일 수도 있다 ㅎ) 여기서는 Scientific writing course가 따로 있다. 심지어 많은 박사생들도 이런 클래스는 찾아서 들을 정도다.

 

그들이 영어를 못해서가 아니다. 이건 영어가 아니라 그냥 또 다른 하나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생물학 실험을 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생물학 실험은 내 맘대로 되는 경우가 드물다. 똥손이고 금손이고를 떠나서 진짜로 생명현상이란게 그렇게 딱딱 떨어지듯이 눈에 보기 좋고 설명하기 좋은 결과가 나오질 않는다. 그래서 이러한 raw data를 제대로 process해서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해 내는 것도 능력이지만, 지금은 writing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으니 이 부분은 일단 차치하기로 하겠다. 그런데 이렇게 살짝 뭔가 내가 기대했던 것과 100% 일치하진 않지만, 그래도 한 80-90%정도는 일치하고, 나머지 10-20%는 왜그런지 모르고 해석이 안될 때 이걸 표현하는 방법에 굉장히 심혈을 기울여야한다.

 

이걸 그냥 '그래 저정도 일치하는 거면 내가 예상한대로 나온 셈이야.' 라고 생각해서 그냥 그렇게 적어버리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연구윤리에도 어긋날 뿐더러 나중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논문에 적는 말 한 마디 한 마디 굉장히 고심해서 적어야하고 논란의 여지를 주는 말들을 피해서 적어야한다. 그래서 적다보면 계약서나 법률 관련된 문서를 작성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하나라도 추후에 문제를 낳을 만한 것들을 피하고, 맞는 말만 해야하는데 그 와중에 "내 실험 결과가 좀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유의미하다"라는 것을 어필해야한다.

 

실험결과가 내가 예상했던 대로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이걸 belittle해서도 안된다. 내 연구이기 때문에 연구 결과가 얼마나 개똥같이 나왔든 나는 그 개똥더미 속에서 뭔가를 찾아내야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아 해봤는데 안됐네요. negative result입니다. 실험 다시해야합니다." 이런 식의 말을 써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내 석사 논문은 특정 세포의 질량을 계산 할 수 있게 도와주는 biomarker를 개발하는 것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mouse 실험에서는 잘만 되던 labeling이 human tissue에다가 해보니까 아무리 조건을 바꿔보고 아무리 실험을 많이 해도 안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이게 human tissue에서 labeling이 된다는 것을 이전 실험을 통해서 알고 있었다. 물론 내가 똥손이어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여기서는 그냥 단순히 "This tracer was not taken up by the beta cells in human specimen (이 추적자는 인간 샘플에서는 베타 세포들에 의해 take up 되지 않았다)"라고 결론을 내릴 수 없다. 이게 진짜 uptake가 안된건지 뭔가가 imaging에서 잘못됐는지는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 섣부른 결론을 내릴 수 없다. 따라서 이 때는 "Human specimen did not exhibit observable tracer uptake (인간 샘플은 관찰 가능한 추적자 uptake를 보이지 않았다)"라고 말해야한다.

 

차이가 보이는가?

 

"관찰 가능한 (observable)" uptake가 없었다는 것은 uptake가 실제로는 있었을 수도 있음을 암시할 수 있어서 전자와는 다른 뜻을 내포한다. 

 

이렇게 어떻게 표현하느냐의 그 한 끝 차이로 맞는 말이 될 수도, supervisor나 PI, 리뷰어에가 갈기갈기 찢기는 말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말 한마디 한마디 단어 한 글자 한 글자를 조심해서 써야한다. 그저 많은 synonym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라이팅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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