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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언니가 들려주는 대학원 이야기11

영어 인터뷰/발표 잘 하는 방법 (인터뷰 승률 100% 선배가 얘기해주는 꿀팁) 외국에서 어렸을 때 살다오거나, 어렸을 때부터 유독 남다른 재능으로 언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 어떤 부류에도 해당되지 않았고, 오히려 대학교 3학년때까지만해도 토익점수 800점을 못넘겨서 힘들어하고 있었던 지극히 평범한 한국 학생이었다. 글로벌이나 인터네셔널과 같은 단어들은 나와는 거리가 멀었는데, 이랬던 내가 영어 인터뷰를 모조리 붙고, 영어로 작성한 석사 논문을 최고점을 받고, 프레젠테이션에서 A 밑으로 받아 본 적이 없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해보고자 한다. 영어 발표든 인터뷰든 잘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준비이다. 나는 어떤 일을 준비하던 항상 다른 사람들의 케이스나 후기, 팁을 많이 참고한다. 그래서 모든 일을 시작하기 전에 자료조사부터 하고 최대한 textbook knowledge를.. 2020. 12. 16.
좋은 랩을 고르는 법? 좋은 랩이란 무엇일까? 돈을 많이 주는 랩? 정시에 퇴근하게 하는 랩? 실험실 사람들이 친절한 랩? 연구가 재밌는 랩? 사람마다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좋은 랩에 대한 정의 또한 사람마다 다르다. 돈이 궁한 사람은 정시에 퇴근은 못하더라도 돈을 많이 주는 랩이 좋을 것이고, 갓 태어난 예쁜 아이를 가진 사람은 정시에 퇴근하는 것이 좋을 것이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에 예민한 사람이라면 실험실 분위기를 가장 먼저볼 것이다. 그럼 이런 좋은 랩은 어떻게 고를 수 있을까? 사실 자신이 원하는 모든 조건을 갖춘 랩은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고 돈도 많이 버는데 성격까지 좋은 남자친구/여자친구를 바라는 것만큼이나 다소 비현실적일 수 있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조건이 좋은 실험실이 .. 2020. 11. 18.
큰 랩이 좋을까 작은 랩이 좋을까? 내가 졸업한 한국의 대학교는 내 전공에 해당하는 랩이 10개가 채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 안에서도 빡센 랩, 덜 빡센 랩, 큰 랩, 작은 랩이 공공연하게 정해져있었는데, 이것은 어딜가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내가 석사를 마친 독일의 드레스덴 공대에는 CMCB라는 바이오연구소들의 집합체? 모임? 연구단지? 같은 것이 있다. CRTD, BIOTEC, MPI (그 유명한 막스플랑크 연구소)등 여러개의 연구소들이 합쳐진 연합같은건데, 이 곳에는 랩이 적어도 수백개가 있다. 또 대학병원의 연구소들까지 합치면 더 많다. 그렇게 많은 랩들의 규모는 정말 천차만별인데, 그래도 한국에서 내가 경험한 랩들보다 작은 랩은 없었다. (내가 한국에서 경험한 랩들이 좀 작은 랩들이긴 했다.) 나는 석사과정에 포함되어있는 랩로.. 2020. 11. 15.
영문 자소서에 CRISPR CAS9을 이용해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쓰면 떨어지는 이유 대학원 지원을 할 때 많은 이들을 힘들게하는 것이 바로 영문 자소서다. 취업을 할 때에 쓰는 자소서에 비해 더 어렵다 덜 어렵다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특히나 이공계쪽, 연구쪽에서 대학원 진학을 위해서 작성하는 영문자소서는 여기에 내가 얼마나 화려한 경력을 갖고있고 얼마나 특출난 인재인지를 보여주는 것 뿐만 아니라 나의 실질적인 학문적 소양이 어느정도 되는지를 드러낼 수 있는 기회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의 꿈은 알츠하이머를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저는 CRISPR CAS9을 사용해서 코로나 백신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와 같은 내용들은 곧 광탈하는 자소서가 된다. 물론 두번째 문장은 첫번째에 비해서는 낫긴 낫다. 대학원 진학을 위해 내는 motivation letter의 상당수가 가족중의.. 2020. 9. 27.
경험과 경력이 주는 달콤한 유혹 : 연구 주제를 정하는 방법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나서 대학원 진학을 위해 이것 저것 정보를 끌어모으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나는 분자생물학과를 나왔다. 그리 재밌는 공부도 아니었고, 내가 생각 했던 생물학과는 딴판이었던 분자생물학을 전공을 했던 나는 독일 대학원을 알아보면서 많고 많은 학교들의 많고 많은 과들 중 나는 어디를 가야하며 많고 많은 실험실과 교수님들 중 어디를 가야 잘 갔다고 소문이 날지 밤낮으로 고민했다. 하지만 여러 실험실의 생소한 소개글들을 보면서 결국에 관심이 쏠리는 쪽은 내가 실험을 해 본 적이 있는 분야였다. 그렇게 어려워하고 재미없어 했었으면서 "내가 아는 것", "내가 해 본 것"이 주는 안식감과 안도감에 취해 다시 그 쪽으로 진로를 살펴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고작 학부를 졸업한 학생이 당연히 실.. 2020. 9. 26.
영어를 잘해도 영어 논문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 이 세상에 하도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차고넘쳐서 감히 "난 영어 잘합니다"라고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나는 IELTS 시험을 볼 때도, 학생들에게 Academic English writing을 가르치면서도, 내 영어 라이팅 실력은 나쁘지 않다고 자부해왔다. 하지만 논문을 쓸 때의 영어는 IELTS writing과는 또 달랐다. 특히나 논문의 경우는 쓰는 방법이 정해져있다. 어디에 무슨 내용을 써야하고 심지어 서론 (introduction)과 고찰(discussion)의 비율도 정해져있다.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닐 때에는 이걸 배운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가르쳐주셨는데 내 기억에 안남아있는 것일 수도 있다 ㅎ) 여기서는 Scientific writing course가 따로 있다. 심지어 많은 박사생들도 이런.. 2020. 9. 17.
독일 헬름홀츠 연구소 두 곳을 다녀본 후기 독일에 오기 전, 아무것도 모르던 학부생 시절, 독일 유학을 꿈꾸기도 전에 내가 들어본 독일의 연구소는 막스 플랑크 연구소와 헬름홀츠 연구소였다. 그 때는 막연히 어떤 연구를 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와 유명한 연구소!" 이렇게만 생각했고, 내가 이런 곳에 들어간다면 나의 인생은 탄탄대로를 타고 쭉쭉 나아갈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독일어는 커녕 영어도 못했으므로, 그런 곳을 가는 사람들은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겠거니 생각하고는 말았다. 내가 공부를 했던 도시에는 나름 바이오, 메디컬 연구소들이 많았다. 다른 독일의 큰 도시들도 이런식으로 되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곳은 여러 바이오 연구소들이 밀집해있는,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연구단지 같은 곳이 있다. 그래서 그 유명한 막스플랑크 연구소.. 2020. 9. 15.
독일 대학원 졸업 후, 독일과 한국에서의 연봉 차이? (나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싫어하는 말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탈조선"을 꿈꾼다. 한국이 살기 각박해서, 한국의 직장문화에 신물이 나서, 한국의 뭐가 어떻고 뭐가 어때서 등등.. 나도 사실은 비슷한 이유로 독일에 오긴 했다. 영국에서 돌아온 후 한국에서 잠깐 일했던 직장이 나름 학사 졸업자에게 돈을 많이 주는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곳의 직장문화가 너무 싫었다. 물론 직장문화도 직장나름, 문화나름, 사람나름이긴 하겠지만서도 부조리가 버젓이 존재하는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거나 문제삼지 않는 것이 너무 싫었다.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아서 어딜 가나 직장 스트레스는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독일은 한국보다 이러한 부조리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잘 되어있다고 느꼈다. 이건 내가 독일에서 회사생활을 해보지.. 2020. 9. 15.
대학원에는 교과서가 없다 흔히 독일 석사 유학 관련해서 많이들 물어보시는 질문 중 하나가 대학원 입학하기 전에 시간이 조금 있는데, 뭘 준비하는게 좋을까요? 하는 것이다. 우리 교수님은 일반생물학 책을 3회독 하라고 누누히 말씀하셨는데 말 잘듣는 학생이 아니었던 나는 3회독은 커녕 1회독도 완료하지 못했다. 사실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일단 책이 매우 두껍기 때문이었다. 독일에 오고나서 수업을 들으면서 느꼈던 많고 많은 충격들 중에 하나는 단연 영어였다. 독일에 오기 전 나는 영국에서 나름 2년을 살았던 짬밥이 있고, 학부 수업 때도 원어 강의를 꽤나 많이 들었던 터라 전공 용어들도 다 영어로 공부했기 때문에, 석사생활을 하는 데에 있어서 나름 영어로는 뒤쳐지지 않으리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전공수업을 .. 2020. 9.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