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나조차도,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독일 석사는 다 "강의위주의 커리큘럼석사"인 줄 알고 있었다. 이 말도 무슨 말인지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을 위해 적어보자면, 우리나라 대학원 같이 실험실에 들어가고 하는 식의 석사가 아니라 학부의 연장선처럼 강의를 듣고 실험은 실습식으로만 배우는 석사를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유럽권 석사들이 다 이런식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는데, 솔직히 말해서 아주 틀렸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분명 그런 과정들이 있다.
하지만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모든 석사가 그렇지는 않다라는 것이다. 실제로 내가 공부하고 있는 과정은 일주일에 강의를 듣는 시간이 7.5시간밖에 안된다. 아래 시간표는 우리 학년 것은 아니고 우리 아래 학년 것을 가지고 온 것인데 (지금 나는 막학기라서 강의가 아예 없다),나도 같은 시간표로 공부했었다.
노란색으로 표시된 부분들은 강의나 세미나를 의미하고, 초록색은 optional이다. 따라서 들어도 그만 안들어도 그만이라는 것. 노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시험이 있는 과목들인데, 먼저 Organ Systems and Disease는 정말 학부 때 공부했던 것처럼 빡세게 공부를 해야하는 이론수업이다. 과목이름도 엄청 광범위하게 지어가지고 저기서 우리 전공에서 다룰 수 있는 다양한 질병이랑 치료제 개발법에 대해서 다 커버한다. 줄기세포, 재생의학의 측면에서 다양한 장기들과 시스템에 대해서 배운다. 따라서 렉쳐는 일주일에 월요일과 수요일에 두 번밖에 없지만 배우는 내용이 꽤나 깊고 범위가 넓어서 시험기간 때 죽어나는 과목이다.
반면 Genetic and Quantitative Analysis of Stem Cell Biology는 말을 또 거창하게 지어서 저런데, 과학연구에 있어서 통계적인 분석의 중요성과 어떻게 자신의 데이터를 눈속임 없이 논문에 실을 수 있는지, 남의 데이터가 통계적으로 합리적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법 등에 대해서 배운다. 상대적으로 머릿속에 욱여넣어야 하는 정보는 적은 편이었지만, 이것의 exercise가 R programming이었기 때문에 조금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처음으로 배워보는 프로그래밍이었는데 데이터분석을 목표로하는 통계분석이어서 매주 과제를 할 때마다 머리를 쥐어뜯곤 했었다.
Scientific Working Methods and Conduct같은 경우에는 세미나의 일종이었기 때문에 세미나 내용자체로 시험을 보진 않았지만, 저널클럽 발표를 한 번 했어야했고, 과학의 재현성의 위기에 관한 에세이를 제출했어야했다. 또한 팀플이 있어서 팀별로 교수님이 정해준 과학에서의 실패사례(?)를 가지고 조별발표도 했어야했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학부때에 비해 공부해야하는 분량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커리큘럼 석사"라고 불릴정도로 이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지 않다. 고작 저것만 듣고 졸업이 가능하다고? 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나머지 하얀 부분들은 다 스스로 실험실에서 자신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채워야한다. 그래서 한 학기당 16학점이 프로젝트에 할당이 되고 각 과목들은 기껏해야 5-8학점이다.
그래서 저런 강의에서 시험 본 내용들을 조금 망하더라도 랩로테이션 프로젝트를 잘 수행해서 논문과 발표에서 좋은 점수를 얻으면 학점 회복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따라서 밤새 앉아서 이론공부를 하는 시간보다는 내 연구를 위해 공부하는 시간이 훨씬 많다. 그래도 한국의 시스템에 비하면 굉장히 연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고 느껴지긴 한다. 한국의 경우는 거의 99%가 연구에 쓰는 시간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석사를 한 사람과 비교했을 때 너무 practical experience가 없다고 비춰지진 않을까? 라는 고민을 나도 초반엔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막학기에 와서 돌아보니, 이렇게 강의 시간에 배웠던 내용들이 결론적으로는 내 연구스킬이 향상되는데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수업시간에도 결국에는 다루는 것들이 교과서적인 내용이 아니다. 현재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포닥들이나 교수님, 의대교수님들이 오셔서 이론설명 70% + 자기 연구 30%로 설명을 해주시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서 어떤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공부도 할 수 있고, 과학자들이 자신의 연구를 presenting하는 법에 대해서도 배우는 바가 많았다. 이론설명 70% 또한 해당 분야에 대해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와서 설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최신의, 가장 업데이트된 이론적 지식을 배울 수 있었다. 덕분에 초반에는 내가 수업시간에 이해하지 못한 걸 집에 와서 공부하고 싶었는데 그걸 도저히 전공서적들에서 찾을 수가 없어서 힘들었었다. 누군가가 깔끔하게 정리해준 책을 보고 달달 외우고 싶었는데, 이렇게 최신의 결과가 교과서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런 자료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고, 필요하다면 내가 만들어서 봐야했던 것이었다. 덕분에 영어로 자료를 찾는 법에 도가 텄다. 논문을 순식간에 읽어 내려갈 수 있고, 내가 필요한 정보를 방대한 논문 중 어디서 찾아야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따라서 독일 석사가 커리큘럼 석사라서 주저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꼭 그런 것이 아니다 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여전히 한국에 비해 커리큘럼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지만 이게 지루하고 재미없는 이론을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자신의 연구에 꼭 필요한 스킬들을 개발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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