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독일 석사 유학 관련해서 많이들 물어보시는 질문 중 하나가 대학원 입학하기 전에 시간이 조금 있는데, 뭘 준비하는게 좋을까요? 하는 것이다. 우리 교수님은 일반생물학 책을 3회독 하라고 누누히 말씀하셨는데 말 잘듣는 학생이 아니었던 나는 3회독은 커녕 1회독도 완료하지 못했다. 사실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일단 책이 매우 두껍기 때문이었다.
독일에 오고나서 수업을 들으면서 느꼈던 많고 많은 충격들 중에 하나는 단연 영어였다. 독일에 오기 전 나는 영국에서 나름 2년을 살았던 짬밥이 있고, 학부 수업 때도 원어 강의를 꽤나 많이 들었던 터라 전공 용어들도 다 영어로 공부했기 때문에, 석사생활을 하는 데에 있어서 나름 영어로는 뒤쳐지지 않으리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전공수업을 영어로 듣는 것은 매우 어려웠고, 무엇보다 다 까먹은 전공 지식을 아름아름 꺼내어가며 공부해야하는 마당에서 생전 들어 본 적 없는 단어들이 판을 치는, 독일 악센트가 다분히 묻어 나오는 영어 강의를 3시간 연달아 듣는 건 참으로 고통스러웠다.
수업시간에 getting lost하는 일이 처음에는 셀 수 없이 많았다. 그래서 강의를 녹음하고 집에와서 다시 듣고 dictation (받아쓰기)을 해야했다. 더욱이 나를 힘들게 했었던 것은 교과서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내가 겪어온 모든 수업이란 수업은 교재가 있었고, 선생님이나 교수님의 말씀을 놓치더라도 혼자 집에서 어느정도 예습과 복습을 하면 뒤쳐지지 않을 수 있을만큼 따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학원에는 교과서가 없다.
최근 넷플릭스에 나온 "바이오해커스 (Biohackers)"라는 독일 드라마가 있다. 배경도 독일이고, 또 내용도 생명공학에 관한 얘기인지라 관심있게 1, 2화 정도 봤는데, 여기에서 인상깊은 장면이 하나가 있었다. 바로 유명한 한 교수가 강의 시간에 교재를 쓰레기통에 쳐박아 버리는 장면이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It is worthless (이것은 쓸모 없어)"
"Outdated (구식이야)"
라고 소리친다. 그러면서 그녀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덧붙인다.
"너네 이 분야에 있고싶어?
그럼 너네는 다른 사람이 만들어낸 방법을 reproduce (재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가서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
대학원은 지식의 최전방에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교까지가 이미 존재하는 지식을 배우는 곳이라면 대학원은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지식을 창출해내는 곳이다. 편집을 거치고 책으로 엮여서 출판이 된 지식들은 이미 너무 오래된 지식이다. 따라서 대학원에서는 지금, 당장, 오늘, 이 세상에서 지식을 창출해내는 과학자들이 열광하는 토픽에 대해 알아야한다. 그래서 대학원에는 교과서가 없고, 대학원생들의 책상 위에는 논문더미가 수북히 쌓여있는 것이다.
대학원 입학 전 시간이 조금 남는 학생들에게, 나는 항상 언어를 더 갈고 닦을 것을 당부한다. 독일에서 석사를 할 것이라면 생활을 위해 독어를 최대한 많이 배워 오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 어느나라에서 석사를 하든지 관계 없이, academic, scientific writing은 원어민들 조차도 "it is not English, it's another language"라고 할 정도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하는 English writing과는 완전히 다르다.
IELTS를 하면서 synonym을 골라 쓰는 방법, 한가지 문장을 여러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 등에 대해 배웠다면, 진짜 논문에 쓰이는 writing은 오히려 아무 synonym이나 갖다 쓸 수 없다. 오히려 문장을 더욱 더 간결하게 만드는 데에 힘을 써야하고, 쓸데 없는 말로 오해의 여지를 주거나 내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독자가 잘못 이해하지 않는 것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이 academic writing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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