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랩이란 무엇일까?
돈을 많이 주는 랩?
정시에 퇴근하게 하는 랩?
실험실 사람들이 친절한 랩?
연구가 재밌는 랩?
사람마다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좋은 랩에 대한 정의 또한 사람마다 다르다. 돈이 궁한 사람은 정시에 퇴근은 못하더라도 돈을 많이 주는 랩이 좋을 것이고, 갓 태어난 예쁜 아이를 가진 사람은 정시에 퇴근하는 것이 좋을 것이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에 예민한 사람이라면 실험실 분위기를 가장 먼저볼 것이다.
그럼 이런 좋은 랩은 어떻게 고를 수 있을까?
사실 자신이 원하는 모든 조건을 갖춘 랩은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고 돈도 많이 버는데 성격까지 좋은 남자친구/여자친구를 바라는 것만큼이나 다소 비현실적일 수 있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조건이 좋은 실험실이 나를 뽑아줄 확률까지 생각을 해야하기때문에 본인이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가 아닌 이상 어느정도의 compromise가 필요하다.
나 개인적으로는 박사를 진학하기 전에서 석사를 하는동안 랩로테이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연구 커리어에 있어서 consistency가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물론 교수 입장에서도 학생이 학부때부터 석사때까지 자신의 분야를 공부해왔으면 좋기야 하겠지만, 이것 역시 "완벽한 학생"을 바라는 교수의 욕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완벽한 학생이 자신의 랩을 선택해 줄 확률까지 고려한다면 우리가 앞서 얘기한 "완벽한 랩"을 선택하는 학생의 이야기와 결론은 똑같다.
그렇기에, 교수들도 안다. 이전에 했던 연구들이 다른 분야인 사람들이 내 연구실에 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안다. 생물학의 그토록 많고 세분화된 분야들 중에서 같은 분야를 뚝심있게 학부때부터 연구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하고싶은 것은 달라지게 된다. 트랜드가 바뀌기도 하고, 생각보다 내가 재밌다고 생각했던 분야가 재미없어지기도 한다. 오히려 전혀 생각지 못한 분야가 재밌어지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의 수를 다 따지면 학부때부터 master plan을 가지고 나는 나중에 여기, 이 교수님 랩에서 박사를 할 거니까 지금은 이러이러한 연구를 해야지 라고 정해서 그 완벽한 플랜을 따라가는것이 얼마나 판타지스러운 이야기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만약 내가 그렇게 완벽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했다고 해도, 현실은 내 마스터플랜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곳에 들어갈 수는 있어도 원하는 프로젝트를 가질 수 있는지의 여부는 내 손을 떠난 문제다. 그 당시 랩에 그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사람이 없어야하고, 그 당시 랩에 나를 받아줄만한 충분한 funding이 있어야한다. 이런 문제들은 내가 열심히한다고해서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의 마스터플랜의 상당수는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왕 이렇게 될 바에 차라리 이것저것을 다양하게 경험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러다보면 아 이런 랩은 나와 성향이 맞는구나 아 이런 랩은 이런게 좋구나 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긴다. 좋은 랩에 들어가는 사람은 인터뷰를 보러 가서도 이러한 안목을 활용해서 다양한 것을 파악하고 올 수 있다. 석사 때의 연구가 박사의 발판이 될 수는 있지만, 그래야 할 필요는 없다. 과학적 지식이나 실험적 스킬들은 transferrable하다. 내가 컨포칼을 써본 적은 없지만 아포톰을 써봤다면 컨포칼을 쓰는 랩에서 나를 뽑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나의 석사때의 경험이 얼마나 박사를 하고자 하는 랩과 일치하느냐가 아니다. 어떻게 내 연구능력과 실험스킬들이 박사연구를 도.와.줄.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교수님한테 설명해내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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