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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참 별것 아닌 이유에서였다. 그리고 그 오랜 기간동안 블로그를 매일같이 운영해오면서 나는 딱히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었다. (무례한 사람들이 댓글을 다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포스트를 써야한다는 압박, 글이 잘 써지지 않는데 글을 써야한다는 압박 같은 건 전혀 없었다. 항상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했고, 그냥 누군가에게 수다를 떠는 것처럼 가감없이 글을 썼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꾸준함이나 끈기와 같은 것을 요하는 일이긴 했지만, 나는 블로그에 글을 쓰고 댓글을 확인하는 그 모든 일련의 과정들을 "일"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았기에 이렇게 오랜시간동안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블로그가 커지면서 영어과외나 유학컨설팅과 같은 부업거리들을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되었다. 그런데 그 때까지만 해도 나는 내 블로그의 쓸모가 거기까지인 줄 알았다. 하지만 블로그는 결론적으로 내가 독일어를 못하면서도 독일에서 취업을 할 수 있게 도와준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다. 블로그를 하지 않았더라면, 블로그를 하다가 중간에 그만뒀더라면 나는 아마 오늘 이 포지션을 잡지 못했을 것이고, 나는 아마 "독일에서 취업하기"와 같은 소재로 글을 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며 살고 싶은지 잘 모른다고 생각했다. 남들이 시키면 항상 평균을 살짝 상회하는 아웃풋을 내며 살아왔기에 해야하는 일이 있으면 열심히 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스스로 재밌다고 느껴서 한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참 등잔 밑이 어둡다고, 나는 매일같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일기를 썼는데, 누가 시키지 않아도 블로그를 관리했는데 이것이 "내가 좋아하는 일"인 줄 모르고 있었다. 어디가서 "저는 블로거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부끄러웠고, 이게 딱히 스킬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건 그냥 누구나 즐겨하는 소셜미디어의 일종이고, 별다른 스펙이 될 수 있을거라고 감히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문득 생각을 해보니 그 많고 많은 직무들 중에서 누군가가 시키지 않아도 내가 스스로 즐거워서 재밌어서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광고/홍보/마케팅이었다. 블로그, 유튜브를 하면서 시나브로 쌓아온 컨텐츠 제작 스킬이나 다양한 소프트웨어 활용능력과 같은 것들을 이미 갖추고 있었다. 이런 종류의 일이 바로 나에게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하는", "내가 스스로 즐거워서 하는" 그런 일이었다는 것을 정말 문득 깨달았다. 나는 누군가를 설득시키는 것이 재밌다고 생각했고, 내 말 몇 마디에 누군가의 지갑이 열리는 것이 짜릿하다고 느꼈다.
처음 만나는 사람이 내게 "취미가 뭐에요?"라고 물으면 나는 한동안 대답할 거리를 찾지 못했었다. 가끔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그냥 이런 진부한 말을 늘어놓기 일쑤였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는 영국에서 풀타임으로 일을 하면서도 퇴근후에는 블로그에 일기를 썼고, 한국에서 주 7일 일을 하면서도 집에와서는 일기를 쓰는 사람이었다. 독일에 와서 석사과정을 밟으면서도, 실험에 치이고 논문에 깔려 죽는 한이 있어도 며칠을 거를지언정 일기 자체를 그만 둔 적은 없었다.
그렇게 7년이었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
7년동안이나 같은 일을 매일 반복하며 살았는데, 피곤에 쩔어있는 상황에서도 일기만은 꼭 쓰고 잠들었던 날도 있었는데, 이게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그래서 나는 디지털마케팅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건 내가 잘 할 수 있고,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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