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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teams는 처음 써보는 것이었는데, 여느 화상통화/화상미팅 툴이 그러하듯 메일로 보내주신 링크를 약속된 시간에 클릭해서 들어가면 됐다. 내가 참여하기를 누르면 방을 만든 사람이 내 입장을 허가해주면 통화에 연결이 된다.
아침부터 목욕재계를 하고, 정리해두었던 talking points들을 살펴보았다. 물 한잔을 떠다 두었고, 정장을 차려입었다. 머리를 고데기로 손질했고, 단정하고 깔끔한 인상을 주기 위해 작은 진주 귀걸이를 꼈다. 내 뒷배경에 있을 조명도 신경을 썼고, 그냥 마음이 부산스러워지는것이 싫어서 책상도 정리했다.
그렇게 9시에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첫 질문으로 whereabouts are you? 를 들었는데, 잠깐 연결이 불안정해서 이 말을 잘 못들었었다. 그래서 Could you say that again? 하고 물었더니, 굉장히 천천히 웨-얼-어-바-웃-츠 알-유? 이렇게 질문하셨다. 뭔가 내가 영어를 잘 못할거라고 생각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설명했고, 내 이름을 어떻게 발음하는지 물어보시길래 북한의 김정은이랑 같은 이름이라고 했다. (보통 이렇게 하면 알아듣는다) small talk을 한 후 본격적으로 질문을 받았다. 언제나 그렇듯 첫 질문은 "자기소개 해보세요" 였다.
이미 정리를 해 둔 내용이 있어서 술술 말했다.
학사 때는 뭐와 뭐를 전공했고, 뭘 하고 싶어서 영국에 갔는데 여기서 이러이러한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그 후 한국에 돌아와서 인턴십을 하고, 어떤어떤 목표가 생겨서 독일에서 석사를 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나는 블로그랑 유튜브를 했고, 혼자서 마케팅하는 방법을 터득했으며, 블라블라..
그렇게 혼자 실컷 떠드는 동안 사장님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경청했다. 사장님은 독일인으로, 나이는 우리 아빠뻘 정도 되어보이시는 분이었는데 (혹은 그것보다는 조금 젊으실 수도?) 내 이야기가 다 끝나고나자 당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셨다. 자기는 석사로 이러이러한걸 공부했는데, 우연치 않게 기회가 있어서 박사를 했다. 근데 박사를 하면서 이게 정말 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학계에 있는 사람들은 아침 7시에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한 손에 커피잔을 들고 연구 이야기를 한다며, 그걸 보고 나는 여기에 있으면 안되겠다고 생각을 했다며 엄청나게 당신의 스토리를 장황하게 늘어놓기 시작하셨다.
뭔가 당신이 학계에 있다가 industry로 온 것을 잘 한 결정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길래 나중에 "너는 왜 학계를 떠나고 싶니?"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There must be business or companies that require people who have knowledge in both Biology and Business. And I thought I can be one. (생물학이랑 비즈니스에 모두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필요로하는 회사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라고 대답했고, 이 대답을 매우 좋아하신 것 같았다.
이 외에도 엄청나게 많은 질문들을 받고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3시간동안 인터뷰를 봤다. 한 1시간반이 넘어가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는 이미 아 이 사람은 나를 정말 뽑고 싶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느라고 3시간이나 썼는지는 다음 편에 이어서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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